문학/오늘의 추천시

앉은뱅이꽃의 노래

엄학섭 2008. 3. 3. 17:48

앉은뱅이꽃의 노래--괴테

 

 

아, 처녀는 오네.

그러나 앉은뱅이꽃은 보지도 않네.

무심히 처녀는 밟아버렸네, 가련한 앉은뱅이꽃을.

숨이 끊어져 죽었건만 앉은뱅이꽃은 기뻐했네.

 

'이대로 죽더라도

 그이의 그이의

 그이의 발길 아래 죽는 거예요.'

 

드넓은 벌판에 피어 잊혀진

사랑스런 한 떨기 앉은뱅이꽃

인정 아는 앉은뱅이꽃이여

젊은 처녀는

걸음도 가벼이 마음도 설레어

들떠 정녕 들떠서

목장으로 다가오네, 노래부르며.

가련타, 앉은뱅이꽃은 생각하네.

 

'아 하다못해

 아름다운 꽃이 되었더라면

 아 하다못해 잠시나마

 그대 나를 꺾어

 

수심 어린 그대 품에 안길 때 까지

아 하다못해 아 하다못해

잠시 동안이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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