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산1--정지용
벌목정정(伐木丁丁) 이랬거니 아람도리 큰솔이 베혀 짐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 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뫼ㅅ새도 울지 않어 깊은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조히보담 희고녀!
달도 보름을 기달려 흰뜻은 한밤 이골을 걸음이랸다?
웃절 중이 여섯판에 여섯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를 줏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兀然)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 속 겨울 한밤내-
장수산2--정지용
풀도 떨지 않는 돌산이오 돌도 한덩이로 열두골을 고비고비 돌았세라
찬 하늘이 골마다 따로 씨우었고 어름이 굳이 얼어 드딤돌이 미듬직 하이
꿩이 긔고 곰이 밟은 자옥에 나의 발도 노히노니 물소리 귀또리처럼 즉즉( )하놋다
피락마락하는 햇살에 눈우에 눈이 가리어 앉다 흰시울 알에 흰시울이 눌리워 숨쉬는다
온산중 내려앉는 휙진 시울들이 다치지 안히!
나도 내더져 앉다 일즉이 진달래 꽃그림자에 붉었던 絶壁 보이한 자리 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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